디스크라 하면 대개 허리 통증을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허리통증 없이 진행되는 디스크도 매우 많습니다. 특히 초기 단계에서는 통증보다는 다리 저림, 감각 이상, 근력 약화 등 간접적인 신호로 나타나기 때문에 놓치기 쉽습니다. 이 글에서는 허리통증이 전혀 없어도 디스크일 수 있는 대표적인 초기 증상들과, 정확하게 진단하는 방법까지 상세히 정리해 드립니다. 증상이 애매하다면 꼭 끝까지 읽어보세요.
허리 아프지 않아도 걸릴 수 있는 디스크 가능성
척추디스크(추간판 탈출증)는 척추 뼈 사이에 위치한 디스크가 밀려 나와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입니다. 흔히 허리 통증이 동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모든 디스크가 통증을 수반하지는 않습니다. 실제 임상에서는 허리는 멀쩡한데 다리 저림, 감각 이상, 무릎 힘 빠짐 등 이상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디스크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디스크가 어느 방향으로 밀려났는지, 어느 신경을 압박하고 있는지에 따라 체감 증상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신경근(신경 가지)만 자극되는 경우에는 허리에는 큰 자극이 가지 않지만, 해당 신경이 지배하는 다리나 엉덩이, 발 쪽으로 이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증상은 다리 저림과 당기는 느낌입니다. 주로 한쪽 다리만 저리거나 무거운 느낌이 들며, 오래 앉아 있을 때, 오래 걸을 때 증상이 심해집니다. 이 외에도 발끝 감각이 무뎌지거나, 다리를 들어 올릴 때 허벅지 뒤가 뻣뻣하게 당기고 통증이 오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증상들이 단순 혈액순환 문제나 피로감으로 착각하기 쉽다는 점입니다. 특히 젊은 직장인이나 학생들은 오래 앉아 있는 환경이 많아, 디스크 초기 신호를 놓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신경 압박이 심해지고, 허리 통증 없이도 보행 장애나 대소변 조절 장애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디스크 초기 증상, 이런 신호는 의심해보자
허리통증이 없더라도 다음과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면 디스크 초기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첫째, 엉덩이~허벅지~종아리~발끝으로 이어지는 저림 또는 통증입니다. 이는 요추 4~5번, 5번~천추1번 사이의 신경이 눌릴 때 자주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면 그 신경이 지배하는 감각영역에 이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오른쪽 허벅지 바깥에서 발등으로 이어지는 저림이 있다면, 이는 특정 요추 디스크 돌출에 의한 것일 수 있습니다. 둘째, 다리의 힘이 빠지는 느낌, 평소보다 쉽게 지치거나 계단을 오를 때 유독 무겁게 느껴지는 경우입니다. 이는 감각신경뿐만 아니라 운동신경이 함께 압박받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종아리 근육이나 발가락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고, 발을 질질 끄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셋째, 앉아 있다 일어날 때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거나, 오래 서 있으면 다리가 욱신거리는 느낌도 주요 신호입니다. 특히 이런 증상이 한쪽에만 집중된다면 신경 압박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발바닥이 무딘 느낌, 양말을 신은 듯한 감각이 지속된다면 말초 감각 이상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부 경우에는 척추 외형이나 움직임에는 이상이 없어 보이지만, 감각과 근력이 미세하게 손상되고 있는 상태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은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회복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방치할 경우 신경이 영구 손상되어 수술까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허리통증이 없다고 안심하지 말고, 위 증상이 지속될 경우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무통 디스크, 어떻게 진단할 수 있을까?
허리 통증이 전혀 없는데도 디스크 진단을 받는 사례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런 경우를 ‘무통 디스크’라고 부르며, 초기에는 통증 없이 다리 저림, 감각 이상, 근력 약화 등만 나타나기 때문에 다른 질환으로 오해하거나 단순 피로로 넘기기 쉽습니다. 이처럼 증상이 불분명할 때 디스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가장 먼저 실시하는 것이 이학적 검사(신체검사)입니다. 의사는 환자의 다리를 들어 올리거나 특정 자세를 유도해 신경이 눌리고 있는지를 확인하며, 감각 저하, 근력 저하, 반사 반응 등을 통해 신경 기능 이상 여부를 1차적으로 평가합니다. 하지만 육안 검사로는 디스크의 위치나 상태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MRI 검사가 가장 핵심적인 진단 도구로 사용됩니다. MRI를 통해 디스크가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돌출되었는지, 주변 신경을 얼마나 압박하고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허리통증 없이도 디스크 여부를 명확히 진단할 수 있습니다. 증상이 모호하거나 다른 말초신경 질환과의 감별이 필요한 경우에는 신경전도검사나 근전도검사도 병행되며, 이는 신경 전기 신호의 전달 속도와 근육 반응을 측정해 신경 손상 여부를 분석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일반 X-ray는 뼈 구조만 확인 가능하기 때문에 디스크 자체를 보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무통 디스크는 MRI와 함께 이학적 검사 및 신경기능 검사를 종합적으로 시행해야만 정확한 진단이 가능합니다. 증상이 애매하더라도 조기 진단을 통해 신경 손상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허리통증은 디스크의 대표 증상이지만,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다리 저림, 감각 이상, 근력 약화 등으로 조용히 시작되는 디스크는 초기일수록 치료가 잘 됩니다. 중요한 건 조기 발견과 정확한 진단입니다. 허리보다 다리가 이상하다고 느껴진다면, 이제는 디스크도 의심해 보세요. ‘허리가 안 아프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치료 시기를 놓치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