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에도 손발이 차갑고 몸속까지 냉기를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여름에도 추위를 느껴 긴 옷을 항상 챙겨 다니는 이들은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들과 실내 공간에 있는 것이 곤욕이 되곤 합니다. 그러한 추위는 에어컨 때문일 거라고 쉽게 넘기기 쉬우나, 지속적으로 몸이 차다면 단순한 외부 요인이 아닌 신체 내부의 문제일 가능성도 큽니다. 냉증, 혈액순환 장애, 저체온증은 모두 체온 조절에 관여하는 주요 원인으로, 이를 무시하면 면역력 저하, 만성 피로, 호르몬 불균형까지 유발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여름철에도 몸이 차가운 이유를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실생활에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제안합니다.
냉증: 체질과 생활환경의 불균형
냉증은 단순히 ‘추위를 많이 타는 성향’이 아니라, 체내 대사와 순환, 자율신경계 기능 저하로 인한 신체 이상 상태를 의미합니다. 여름에도 손발이 시리고 복부가 차갑게 느껴진다면, 이는 냉증의 대표적인 신호입니다. 여성에게 냉증이 많은 이유는 생리, 임신, 출산 등으로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고, 그로 인해 말초혈관 수축, 혈류량 감소, 신진대사 저하가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또한, 스트레스와 과로도 냉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입니다. 자율신경계가 불안정하면 체온 조절 기능도 떨어지고, 긴장 상태가 유지되면 말초혈관이 수축되어 손발이 더 쉽게 차가워집니다. 여름에는 실내외 온도 차가 크기 때문에 냉증 증상이 더 두드러집니다. 에어컨이 가동되는 실내에서 장시간 생활하거나, 아이스커피, 냉면, 아이스크림 등 차가운 음식 위주로 식사하는 습관은 내장기능과 위장온도를 낮추어 냉증을 심화시킵니다. 몸이 차가운 상태가 지속되면 면역력이 약해져 감기나 바이러스 감염에 쉽게 노출되고, 생리통이나 소화불량, 손발 저림, 피로감 같은 증상이 만성화될 수 있습니다. 해결을 위해선 하루 30분 정도의 온찜질 또는 반신욕으로 체온을 유지하고, 생강차, 대추차, 계피차처럼 따뜻한 성질의 음료를 자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또 아랫배와 발목을 중심으로 따뜻하게 옷을 입고, 실내 에어컨 사용 시 담요나 숄로 체온 보호를 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한의학에서는 냉증을 ‘양허’ 또는 ‘한습체질’로 판단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체질별 한약 치료와 침, 뜸 요법 등을 병행하기도 합니다.
순환장애: 몸속 기혈의 흐름이 느릴 때
몸이 찬 또 다른 핵심 원인은 바로 혈액순환 장애입니다. 혈액이 손과 발, 복부, 하체 등 말초부위까지 잘 흐르지 못하면 체온이 떨어지게 되며, 특히 심장으로부터 먼 부위일수록 냉증이 심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순환장애는 생활습관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장시간 앉아서 근무하거나, 운동 부족, 영양 불균형, 수분 섭취 부족, 잘못된 자세 등은 혈류 저하의 주된 요인입니다. 특히 카페인 섭취가 많은 사람은 카페인이 혈관을 수축시켜 냉증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현대인에게 흔한 고지혈증, 당뇨, 고혈압 같은 만성 대사 질환도 혈관 기능을 저하시켜 전신 순환장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노인층은 혈관 탄력성이 감소하여 혈류가 원활하지 않고, 근육량도 줄어들기 때문에 냉증을 더 심하게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상으로는 손발이 차고 저리며, 다리가 무겁고 붓는 증상, 잦은 두통, 집중력 저하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순환장애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유산소 운동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하루 30분 걷기나 가벼운 스트레칭, 혈액순환에 좋은 음식 섭취(예: 생강, 마늘, 고등어, 비트 등)가 권장됩니다. 또한 마사지, 족욕, 발목 돌리기 운동 등도 말초 순환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순환이 원활해지면 체온도 서서히 회복되며, 냉증뿐 아니라 두통, 수면장애, 만성피로 등의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저체온증: 체온 유지 능력의 저하
여름철 실내 냉방이 과도하거나, 무더위를 피하려고 지나치게 찬 음료와 냉식을 섭취하면 몸의 심부 체온이 떨어지는 저체온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정상 체온은 36.5도 내외이지만, 저체온 상태는 35도 이하로 떨어지는 상태를 말하며, 그 이전 단계인 ‘저체온 경향’만 있어도 여러 문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체온이 낮아지면 신체 에너지 소비가 감소하고, 대사 기능이 저하되어 피로감, 집중력 저하, 우울감, 불면증 등이 나타납니다. 특히 체온이 1도 낮아질 때마다 면역력이 30% 이상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을 만큼, 저체온은 면역력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여름철에 저체온 상태가 반복되면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에 더욱 취약해지고, 소화 기능 저하, 장 기능 이상, 자율신경계 이상 등 여러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체온 유지 능력은 근육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체중은 정상이지만 근육량이 적은 사람일수록 저체온 경향이 강합니다. 특히 여성, 노인, 다이어트 중인 사람에게 자주 나타납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따뜻한 복장을 기본으로 하고, 규칙적인 식사와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합니다. 찬 음식보다는 익힌 음식, 따뜻한 국물류, 제철 뿌리채소를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하고, 아침에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시는 습관도 체온 상승에 도움이 됩니다.
여름철 몸이 차가운 것은 냉증, 순환장애, 저체온증이라는 심층적인 건강 문제에서 기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방치할 경우 면역력 저하, 자율신경 불균형, 만성질환의 악화 등 다양한 문제가 뒤따를 수 있습니다. 따뜻한 식사, 규칙적인 운동, 스트레스 관리, 생활 속 온열 습관을 통해 몸의 중심 온도를 지키는 것이 여름철 건강의 핵심입니다. 오늘부터 체온을 의식하고, 몸을 따뜻하게 돌보는 하루를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