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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수치 높을 때 할 일 : 의미, 원인 파악, 점검 및 관리

by 몽글푸딩 2025. 6. 1.

간 수치 높을 때

정기 건강검진 결과지에서 ‘간 수치 상승’이라는 문구를 본다면 겉으로는 아무런 증상도 느껴지지 않는데,  왠지 모르게 불안하게 다가옵니다. 특히 낯선 영어 약자인 AST, ALT라는 수치가 높다고 했을 때,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고 어떤 조치를 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수치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막연히 간이 나빠졌다고 생각하거나, 간 기능을 회복시킨다는 민간요법에 기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AST, ALT 수치 상승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간이 보내는 조용하지만 확실한 신호입니다. 그리고 그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일상에서 구체적인 실천을 이어간다면 충분히 회복 가능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AST와 ALT의 개념부터, 수치 상승 시 확인해야 할 원인, 그리고 실질적인 관리 방법까지 하나씩 짚어가며 안내드리겠습니다.

AST와 ALT 수치의 의미를 이해하면 간 상태를 읽을 수 있다

AST(아스파르테이트 아미노전이효소)와 ALT(알라닌 아미노전이효소)는 우리 몸의 간세포 안에서 발견되는 대표적인 효소입니다. 이들은 단백질을 분해하고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대사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정상적으로는 간세포 내부에만 존재합니다. 그런데 간세포가 손상되면 이 효소들이 혈류로 빠져나오게 되고, 그 결과 혈액 속 AST, ALT 수치가 높아지는 것입니다. 이렇듯 AST와 ALT는 간세포의 건강 상태를 반영하는 ‘경보등’ 같은 역할을 합니다. AST는 간 외에도 심장, 신장, 근육 등 다양한 조직에도 존재하기 때문에 다른 질환에서도 수치가 오를 수 있습니다. 반면 ALT는 간에 더 특화되어 있어서, ALT 수치가 높다는 것은 간세포 손상의 가능성을 좀 더 직접적으로 시사합니다. 일반적으로 건강검진에서의 정상 수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 AST: 약 10~40 IU/L
  • ALT: 약 7~56 IU/L

이 범위를 벗어난다고 해서 즉시 간 질환이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수치가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도 있고, 상승폭이 미미한 경우는 생활 습관의 변화만으로도 개선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ALT가 65, AST가 58이라면 비교적 경미한 상승일 수 있고, ALT가 150 이상으로 나타난다면 간염이나 약물성 간 손상 등 급성 상태를 의심해보아야 합니다. 중요한 점은, 수치의 높이보다 상승의 추이입니다. 수치가 계속 올라가고 있는지, 일시적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는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간은 통증을 느끼는 신경세포가 거의 없는 장기입니다. 즉, 손상이 꽤 진행되어도 아무런 자각 증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AST, ALT 수치는 간이 침묵 속에서 우리에게 보내는 몇 안 되는 신호이며, 이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이 간 건강의 시작점입니다.

수치가 높게 나왔다면 원인 파악이 우선이다

많은 분들이 건강검진 결과에서 AST와 ALT 수치가 높다고 하면 바로 ‘간이 나쁘다’, ‘치료가 필요하다’는 생각부터 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수치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일시적으로도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먼저 최근의 생활 습관과 몸 상태를 차근차근 되짚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검사 직전 격한 운동을 했거나, 해열제나 항생제,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한 경우에도 수치가 일시적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특히 간에서 대사되는 약물(예: 진통제, 스테로이드, 고지혈증 약 등)은 간에 부담을 주고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 며칠 간 음주를 하였는지, 폭음을 했는지도 중요합니다. 술은 간에서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분해되며 간세포를 자극하고 손상시키기 때문에, 음주 직후 검사했다면 수치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체중이 급격히 증가했거나, 허리둘레가 늘어났다면 비알콜성 지방간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지방간은 간세포 내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면서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AST와 ALT 수치를 모두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때로는 간염 바이러스 보유 여부도 확인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B형 간염이 비교적 흔하고, 자각 증상이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과거에 간염 백신을 맞은 이력이 없거나, 가족 중 간염 보균자가 있는 경우에는 간염 항원/항체 검사를 통해 정확한 상태를 파악해야 합니다. 이처럼 수치가 높아졌다고 해서 무조건 간이 나빠졌다고 단정 짓기보다는, 2~3주 후 음주나 약물, 운동을 제한한 상태에서 반복 검사를 통해 수치 추이를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리고 일정 수치 이상이 반복적으로 유지되거나 급격히 증가한다면, 초음파 검사, 간 기능 정밀 혈액검사(GGT, ALP, 빌리루빈 등), 간염 바이러스 검사 등을 통해 원인을 찾고 전문적인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수치가 높다면 일상의 식사, 수면, 운동 습관을 전면 점검하고 관리해야 한다

간은 ‘침묵의 장기’이자 ‘재생의 장기’로 불립니다. 손상이 있다 하더라도 비교적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장기이기 때문에, AST와 ALT 수치가 올랐다는 결과만 보고 낙담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회복을 위해서는 반드시 생활 습관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하며, 이는 단기적 노력보다 꾸준한 실천이 관건입니다. 식습관 개선이 가장 우선되어야 합니다. 간에 부담을 주는 음식은 단연 고지방, 고탄수화물, 고당류 식품입니다. 특히 기름에 튀긴 음식, 가공육, 인스턴트 음식은 간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지방과 염분, 인공 첨가물이 많아 해독 부담을 증가시킵니다. 또한 당도가 높은 디저트, 과일 주스, 탄산음료 등은 간에 중성지방을 증가시켜 지방간 위험을 높입니다. 반대로, 신선한 채소, 통곡물, 등푸른 생선, 두부, 콩류 등은 간의 해독 기능을 지원하고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특히 밀크씨슬(실리마린), 비타민E, 아연 등이 풍부한 식품은 간세포 보호와 항산화 작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운동도 간 수치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주 5일 이상, 하루 30분 정도의 유산소 운동(빠른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을 꾸준히 하면 간에 축적된 지방이 줄어들고, 간 효소 수치도 개선됩니다. 운동은 혈중 인슐린 저항성도 낮춰주기 때문에 비알콜성 지방간 환자에게 특히 중요합니다. 수면 또한 간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수면 부족이나 수면의 질이 낮으면 간세포의 재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로 인해 간 기능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하루 7시간 이상 일정한 수면을 유지하고, 숙면을 유도하기 위해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며 잠들기 전 심신을 안정시키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간에 좋다고 알려진 건강보조식품의 복용은 신중해야 합니다. 민간요법이나 시중에서 유통되는 간 보조제 중 일부는 오히려 간에 독성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보조제를 복용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자신의 건강 상태와 수치, 복용 중인 약과의 상호작용 등을 전문의와 상담한 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AST와 ALT 수치가 높게 나왔다면 그것은 간이 보내는 ‘경고등’입니다. 하지만 이 경고등은 아직 늦지 않았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간은 통증도 없고, 불편한 증상도 없어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수치를 통해 조기에 확인하고 대응할 수 있다면 회복의 기회는 언제든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수치를 단순히 넘기지 않고, 식습관을 돌아보고, 음주를 줄이며, 몸을 더 자주 움직이고, 깊이 쉬는 시간을 스스로에게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간의 상태를 계속 지켜보며, 필요할 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점검하는 습관을 갖길 바랍니다.